먼저 결론부터 말하자면 불안에 영혼을 잠식 당하는 것은 에미(미망인)로 대표되는 아직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독일인이다. 이들은 변화를 두려워하고 과거를 그리워 하며 스스로 부정하며 잠식당한다.
묘한 분위기로 시작하는 영화다. 아랍음악으로 시작되는 선술집, 낯선 할머니가 매장에 들어오자 가게 안에 있던 모든 사람이 낯선 할머니를 보는 섬뜩한 시선이 느껴졌다.
젊은 사람들이 오는 술집에 온 이방인 할머니 에미 쿠로프스키, 독일에 온 아랍 이방인 알 리가 대화라는 위로를 통해 서로에게 스며드는 모습으로 영화가 시작된다.
둘은 각각의 외로움 속에 살고 있었다. 먼저 영화의 배경이 뮌헨 테러 이후여서 인지 아니면 당대의 사회 분위기가 일반적으로 그러했는지 외국인에 대한 차별이 가득한 사회이다. 알리는 그 속에서 외로움을 느꼈고, 혼자가 된 에미 또한 외로움 속에 살고 있었다.
이 둘은 “좋아요 누군가와 이야기 한다는 것” 이라는 대사처럼 함께한다. 개인적으로 이 대사가 정말 좋았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꼭 의식주뿐만 아니라는 것을 영화는 말해준다.
다만 안타까운 점은 서로가 상대방으로부터 위안을 얻었으나 이후 상대방이 받건 차별과 외로움까지 가지게 된 점이 가슴 아팠다. 그렇게 둘이 하나가 되며 둘은 더욱 고립되는 모습이 보였다.
그렇게 둘을 고립시키던 에미 주변의 사람들은 휴가 다녀오니 각자 필요에 의해 정말로 거짓말처럼 친절하게 굴었다.
다만, 유고슬라비아에서 온 직장 동료를 제외하는 이중적인 모습이 둘의 모습을 더 안타깝게 보여주었다.
영화 전체적으로 카메라의 무빙이 인상 깊었다. 헤어지는 주인공들 위로 그것을 보고 있던 이웃 여자, 결혼을 발표할 때의 자녀들의 얼굴을 찬찬히 돌려주던 panning shot, 식당에서 둘이서 방안에서 힘들게 주문을 마치고 방밖을 바라보는 장면, 구도 등.
처음에 주인이 맥주를 따라 주는데 맥주의 거품이 가득한게 조금 신경쓰였다. ㅎㅎ
생각을 많이 하면 슬퍼진다.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
추가)
이 술집 주인은 나에요.
무슨 의미가 있는 대사 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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