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라 런(1999) - 톰 티크베어

 

처음부터 이 영화가 일종의 롤라의 게임이라는 것을 말해주는 것 같았다. 규칙과 제한시간이 정해져 있는 축구처럼. 영화는 롤라가 20분 안에 자신의 남자친구 문제를 해결하려 달리는 과정이다.

 

그 과정에서 가망성이 전혀 없는 방법을 시도하기도 하고, 파멸에 이르기도 한다. 그런데 영화를 보면 사람들과 부딪히고 스칠 때마다 사람들의 미래를 조금씩 보여준다. 이러한 장면은 롤라와의 마주침이 조금이라도 변하면 다른 미래가 펼쳐진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나비효과라는 말처럼. 그 내용을 명확하게 보여주지는 않는다.

 

연출이 굉장히 재밌다. 엄마가 보고 있는 티비 화면으로 전환되는 장면에서 독특한 연출과 애니메이션 컷 신 장면이 인상 깊다. 또 영화의 전체적인 색감, 사진으로만 표현되는 장면들이 보인다.

 

롤라가 뛰어가는 장면에서 부랑자와 스쳐 지나가는 장면이 보이는데 여기서 사건 해결에 실마리가 있을 것만 같았다.

 

영화는 초반부터 롤라가 평범하지 않은 사람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양철북처럼 소리를 지르면 유리가 깨지는 연출, 수화기를 던져서 정확하게 안착되는 장면 등.

 

영화의 전체적인 음악이 롤라가 뛰는 장면과 가장 잘 어울렸다. 다만, 첫 번째 상황에서 가장 급박한 도망 장면에서 평온한 음악이 나와 이질감이 느껴졌는데, 이 역시 감독의 의도 중 하나라고 생각된다.

 

모든 것이 맞물려서 돌아갈 느낌이 들어서 어떻게 풀어낼지 너무 기대되었다.

 

영화는 무의미해 보일지 모르는 온몸 비틀기의 노력이 결코 무의미 하지 않다고 말해주는 것 같았다. 이러한 노력이 합쳐져서 롤라는 결국 남자친구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만들고 보너스까지 얻는다.

 

가끔 내 의지와 노력이 무의미해 보일지 모르겠지만 이 모든 몸부림이 나에게 긍정적으로 돌아오길 빌어 본다.

 

참고로 그 남자 친구는 정말 매력적인 사람인가 보다. 부럽습니다. 두 번째 시간 역행도 결국 보인이 은행털이를 한 것 때문이 아닌 남자 친구가 사망했기 때문에 돌린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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