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션샤인(Mr. Sunshine) TvN – (작가:김은숙, 연출:이응복)

미스터 션샤인(Mr. Sunshine) TvN – (작가:김은숙, 연출:이응복)

일단 일제 강점기를 향해 나아가는 상황에서 고애신(김태리 분)와, 최유진(이병헌 분), 구동매(유연석 분), 김희성(변요한 분), 쿠도 히나(김민정 분)의 이야기가 섞여 있다.

 

먼저 기존 일제 강점기 시대를 다룬 드라마에서 생각할 점이 더 많이 보였던 드라마였다.

첫 번째, 위대한 영웅을 부각 시키지 않았다.

물론 주인공과 조연들이 있는 드마라의 전개 상 고애신을 주인공, 영웅시 할 수는 있다. 하지만 고애신은 이름 없는 의병이 되겠다고 한다. 우리는 서사로서 고애신을 보고 있지만 독립 운동을 하는 것은 모두에게 잊혀져갈 의병이라고 말한다. 어쩌면 그렇기에 영화는 고애신의 러브 라인을 계획적으로 살려 놓은 것이라 생각한다. 영웅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임을 남겨 두려 한 것이라 생각한다. 모두의 ‘애기씨’, 사랑을 꿈꾸는 여인도 이름 없는 의병이다.

또한 인력거, 재단사가 의병으로 합류하는 장면은 너무 드라마틱해서 약간 작위적으로 느껴지고 감동을 만들어 내기 위한 장치로 쓰였을 수도 있다. 그러나 평범한 모두가 의병이고, 우리가 기억하지 못하는 모두가 지켜낸 것이라는 것을 보여주려 한 것이라 생각한다. 때문에 약간 오글거리는 장면이지만 주제의식을 담고 있어 빠질 수 없는 장면이라고 생각한다.

두 번째, 일본이 주장하는 조선을 개화시켜주었다는 명분을 정면으로 반박한다.

이를 대표하는 인물은 고애신의 스승 장포수(최무성 분)다. 장포수는 역적이 되겠다 말한다. 나라를 지키다 아비가 죽었고, 자신이 지키려던 나라로부터 버림 받았다. 조선에 대한 증오가 그만한 사람이 있었을까?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역적이 되려하는 장포수가 나라를 지킨다. 본인이 지키고 본인이 부숴버리겠다고 말한다.

그 나라가 정말 문제가 있더라도, 그 나라의 모든 것이 부조리하고 파멸의 길로 걸어가는 중이라 하더라도 그 운명을 결정하는 것은 그 나라 스스로가 결정해고 변해야 한다는 것이다. 민족 반역자들이 주장하는 개화시켜 주었다는 명분은 어디에서 온 것인가? 누가 결정한 것인가? 어느 누가 다른 이를, 다른 나라를 좌지우지 하는가? 그럴 권리를 누가 준 것인가? 사실은 그들의 욕망 아닌가?

스스로가 지키고 스스로가 부수며, 스스로가 결정할 문제를 거짓 명분으로 물들이지 않았으면 한다. 어떤 문제라도 이를 마주하는 것은 타인이 될 수 없다.

사실 내가 드라마를 보며 내가 가장 좋아했던 내용은 위 내용이 아니다. 어쩌면 작가가 의도한 것이 아닐 수 있지만 나에게 다가온 의미는 ‘고애신’으로 변하는 세 남자다. 고애신은 의지와 신념이 있는 사람이다. 이러한 사람 한명이 세 사람을 감화 시켰다고 생각한다. 스스로를 조선이 가지지 못한 미국인이라 생각하는 사람, 짐승보다 못한 취급을 받아 조선을 증오하던 사람, 선대의 원죄로 죄책감에 방황하던 사람에게 보아야 할 것, 가야할 길, 행동할 것을 바로 잡아 주었다. 그게 나라를 지키고자 하는 신념은 아닐 수 있으나 결국 ‘고애신’에게 물들었다.

고애신은 분명 이름 없는 의병 한 명일지도 모르나 그 한명이 주변을 변화시키며 결국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하나의 사람이 곧 우주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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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운동을 하는 행위(특히 몸을 쓰는 행동)의 중심이 고애신, 쿠도 히나와 같은 여성 캐릭터라는 점이 영화나 드라마 속 성역할에 관한 오래된 문화적 관습이 변화하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