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마 천국 포스터

시네마 천국(Cinema Paradiso) - 감독 : 쥬세페 토르나토레

 

영화가 유명한 이유는 영화 자체로도 좋은 작품이지만 엔니오 모리꼬네(Ennio Morricone)의 영향이 클 것이라 생각 된다. 개인적으로 시네마 천국(Cinema Paradiso)이라는 영화를 알고는 있었지만 열심히 찾아보려고 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이번 엔니오 모리꼬네(Ennio Morricone)의 부고를 듣고 오랜만에 음악을 찾아보며 영화까지 찾아 보았다.

 

영화는 알프레도라는 영화관 영사 업무 담당자와 영화를 좋아하는 어린 살바토레(이하 토토)와의 우정으로 구성된다. 토토는 성당일을 도우며 푼돈을 버는 아이다. 아버지는 전쟁에 나가 사망해 가정 형편이 어렵다. 이런 배경으로 아이는 마냥 순수하진 않다. 다소 영악하나 베풀줄 알며, 영화를 사랑해 필름 조각을 모으며 알프레도의 주변을 맴도는 모습으로 묘사 된다.

 

전반부의 서사의 경우 영화 속 배경을 소개하며 평범한 내용이 전개된다. 그러나 잔잔한 전개속에 희극과 비극을 섞어서 연출하는 모습 덕분에 지루하지 않게 볼 수 있다. 또한 이런 희극과 비극의 어우러짐이 우리 삶과 맞닿아 있어 더 현실감 있는 모습을 제공해주며 몰입을 돕는다.

 

그리고 영화관이란 곳은 또 어떤가? 영화 속에서도 영화관은 많은 사람들이 사랑에 빠지고, 사랑을 나누며(?), 싸우기도 하고, 영화 내용에 따라 울고 웃는다. 우리 생활도 마찬가지다. 영화에 희극만 있는 것이 아니듯 희극, 비극, 액션이 어우러진 영화관은 우리의 삶이 어우러지는 장소이다. 감독은 영화가 관객의 희노애락과 연결되어 영화 그자체로서의 작품 이전에 삶이 녹아들어 있는 곳이라는 사실을 말하고 싶었는지 모르겠다.

 

영화 제목으로 사용된 시네마 천국(Cinema Paradiso)은 영화 속에 가장 중요한 배경으로 사용되는 영화관 이름이다. 하지만 단순히 이러한 배경 때문에 제목으로 선정된 것은 아니다. 영화 안에는 당시 시대 배경을 보여주며 과거의 영화도 많이 나온다. 이 과정에서 나오는 무수한 영화들이 영화를 사랑하는 관객에 입장에서 소소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알프레도의 대사 또한 마찬가지이다. 영화를 수십 번 수백 번씩 보는 알프레도는 영화를 통해서 삶의 지혜를 이야기해 준다. 토토와의 대화에서 영화 속 대사를 이용한 대화를 하기도 하는데 이러한 모습을 보면 영화를 사랑하는 작중 등장 인물들은 영화관 이름처럼 영화의 천국에 살아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토토 역시 마찬가지다 토토 역시 영화를 사랑하는 인물로 토토의 천국도 영화관의 영사실이 될 수 있었다. 영화를 마음껏 보고 편집하는 것이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으로는 행복한 여생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토토는 영화 중간 영화감독으로서 자질을 보이기도 한다. 편집이나 영사뿐만 아니라 자신이 좋아하고 사랑하는 것을 화면에 담을 줄 아는 모습 모두 이런 자질을 보여준 복선처럼 보였다.

 

이후 영화는 알프레도와 토토의 우정과 함께 토토의 성장, 사랑과 함께 다룬다. 이러한 성장 과정에서 알프레도는 토토가 작은 마을을 벗어나 더 큰 꿈을 꾸도록 밀어 준다. 영화를 사랑하는 토토가 영화관 직원이 아닌 영화 감독이 될 수 있게 로마로 향하게 한 것이다. 토토는 자신만의 시네마 천국을 만들 수 있는 인물이라며 용기를 북돋아 준다. 개인적으로는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뒤 영사실에서 따분하게 담배를 피우던 후임자의 모습도 이러한 토토의 결심에 작은 역할을 한 것이라 생각한다.

 

극장판과 감독판에 차이가 있는데 극장판에서는 첫사랑 엘레나와의 재회 컷이 없는 반면, 감독판에는 엘레나 와의 재회 컷이 들어 있다. 감독판 재회의 장면을 보면 결국 엘레나는 끝까지 토토를 찾았고 알프레도가 이를 전달해주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영화 내용 중 토토는 여러 여자를 만나는 것으로 묘사되어 있는데 이는 첫사랑의 실패에서 나온 정서적 결손이 온전한 사랑을 하는데 방해 요소가 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영화 엔딩은 가장 큰 울림이 있는 장면이다. 알프레도가 남겨준 마지막 선물에는 그동안 검열에서 삭제 했던 과거 영화들의 키스신이 모아져 있었다. 어쩌면 영화에서 나오는 주요 주제 중 사랑이 있다면 해당 키스신 장면은 영화 흐름상 절정의 장면이었을 것이다. 이러한 절정부의 장면들만 모아 논 장면이 상영되며 love theme 음악이 흐른다.

 

잘라진 필름 부분은 영화 초반 알프레도가 다시 붙여야 되는 부분을 잊은 영화 필름을 모아놓은 것으로 알프레도가 토토를 영사실에서 내쫓으려 선물로 주겠다고 하는 부분에 등장한다. 이 때 흘러간 가벼운 대화가 정말 영화 마지막에 선물이 되어 나왔다.

 

시네마 천국은 과한 복선을 자제하고 잔잔한 전개로 영화를 받아드리는데 거부감이 없도록 했다. 덕분에 몰입도와 더불어 엔니오 모리꼬네의 음악이 영화의 아름다움을 한껏 올려주었다. 장면과 음악의 어울림이 이 영화의 가치를 더 풍성하고 아름답게 만들어 줬다. 이후에는 엔니오 모리꼬네의 Love theme는 음악만 들어도 영화의 감동을 다시 떠올려지는 명작이다.

 

+ 영화의 시작은 살바토레(토토)는 알프레도의 부고를 들으면서이다. 내가 이 영화를 찾은 이유도 엔니오 모리꼬네의 부고였다. 우연이지만 어쩌면 좋은 삶의 완성은 죽음 이후의 그리움과 아쉬움에 연결되어 있는 것은 아닐까?

 

감사합니다. 엔니오 모리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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